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까지 선두를 달리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예상치 못한 실수로 우승 기회를 놓치고, 사이고 마오(일본)가 극적인 연장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대회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LPGA 투어 메이저 역사상 최다인 5명의 선수가 연장전을 치르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사이고 마오가 유일하게 버디를 기록하며 감격적인 메이저 첫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 상금 120만 달러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리며 자신의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눈앞에 뒀던 쭈타누깐에게 18번 홀은 악몽과 같았습니다. 세 번째 샷을 러프에서 시도하던 쭈타누깐은 그만 '뒷땅'을 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당황한 듯 캐디를 바라본 쭈타누깐은 이어진 러프 탈출 시도에서도 공을 홀에서 멀리 보내며 결국 보기를 기록, 연장 승부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쭈타누깐의 실수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벌어졌습니다. 경기 지연으로 경고까지 받았던 쭈타누깐 조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서두른 스윙이 뼈아픈 결과를 낳았습니다. 공이 아닌 땅을 친 쭈타누깐의 웨지샷은 공의 머리만 스치고 지나갔고, 이 한 번의 실수가 우승의 향방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쭈타누깐의 실수는 사이고 마오에게는 생애 최고의 순간을 선사했습니다. 지난해 우승 없이 신인상을 받았던 사이고는 LPGA 투어 2년, 37번째 출전 만에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꿈을 이루며 환호했습니다.
연장전 패배 후 쭈타누깐은 TV 중계를 통해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연습을 반복하는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대회 후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실수 언급은 없었지만, "후반 9홀에서 몇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며 "쇼트 게임을 보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번 셰브론 챔피언십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 불가능한 드라마를 연출하며 골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쭈타누깐의 아쉬운 실수와 사이고 마오의 극적인 우승은 스포츠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